TIME BECOMES FORM

시간을 머금은 새로운 형상 – 차종례 그 두 번째 이야기

The most immediate and striking feature of her recent work is, indeed, its coherent use of cones. From a material point of view, the recent work of Cha Jong-Rye focuses on the dialectical relationship between wood and land, material and nature on the conic surface of her sculpture. She treats her material, wood, as a land for new life. There is a sense of poise and connectedness within the allotted spacing of the cones.

They are convincing in terms of their placement. The grouping of cones in different height and size offers a poetic vision of the space. The finely fluted side of the wood seen in direct tension with its artificially carved conic appearance is strangely surreal.

Why is the artist so into conic shape? According to the artist, “it is the first form to break through the flat surface and, at the same time, the last form that arrives at the sky.” The beginning of new life that springs from the land takes the conic form. It is also the form that mirrors insatiable human desires to conquer new realms. Moreover, its aggressiveness and brutality are the symbol of reverence and wildness.

Despite all the interpretation on the conic form in her art, the key word that penetrates her new series is “energy.” Her various feelings and thoughts for five years wake up in cadence with her hands’ movement generating energies for cones. To penetrate the surface of wood and to initiate changes in the static status of the material, Cha Jong-Rye’s conic form starts to charge its tip with tension full of energies. Like a ritual ceremony, her sculpture becomes a solemn site.

Time is the most important element in Cha Jong-Rye’s sculpture. Therefore, her sense of sculpture is about a material process and a feminine sensibility that comes into reality as she moves through the material. Cha Jong-Rye’s elegant sculpture presents an erudite synthesis of time and labor. The methodological clarity of her carving technique is reminiscent of the pointillist technique of Post-Impressionist painting that generated a certain illusion. However, much of the tension in Cha Jong-Rae’s work comes from the untouched nature of the wooden elements that take on added significance when brought into a pristine gallery space.

Subjected to close scrutiny, natural and accidental features become formalized: curvy lines and unruly skin of wood becomes texture and color of an art piece.

For five years, Cha Jong-Rye has embarked on the surface of wood that can be construed as being an extension of her reverence for wood and nature. Although her technical capability might seem to slot her as a retro-academician, her conceptual clarity help to properly situates her within the context of environmentalism.

Lee Dae-Hyung

Curator, Gallery Artside

1S-12
5년이 걸렸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차종례는 조급해 하지 않았다. 이른 새벽 양평의 시골 논길을 걸으며 안개 속에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풍경에 감동하기도 하고, 봄을 여는 어린 새싹이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순간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자연과 함께하며 그 일부가 되어 그것을 기뻐할 줄 아는 작가에게 있어 자연은 언제나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다. 차종례는 자연을 만들어내는 동인을 발견한다. 그것은 생명을 잉태하는 에너지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 에너지를 원뿔 형상 속에서 찾는다.
근데 왜 뾰족한 뿔이어야만 하는가? “어떤 평평한 상태를 뚫고 나올 수 있는 그 첫 번째 형태와 하늘과 맞닿을 수 있는 마지막 형태”라는 작가의 말은 두 가지를 함축한다. 하나는 대지를 뚫고 나오는 생명의 시작이 바로 뿔의 형상이며, 다른 하나는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서고자 하는 인간 욕망이 만들어낸 날카로움이 바로 뿔이다. 또한 그 공격적인 형상과 위엄은 경외의 대상임과 동시에 동물적 야성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키워드는 바로 에너지이다. 5년 동안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덩어리가 표면을 뚫고 나온 순간을 포착한 것이 바로 뿔의 형상이다. 단단한 표면을 뚫고 나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하나의 점으로 모아졌어야 했기에 차종례의 뿔은 숭고한 의식처럼 긴장감을 유발한다.
차종례의 작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이다. 각양 각색의 원뿔은 매 순간 작가의 감정이 반영되고 노동이 만들어낸 에너지의 응축이다. 절대적인 시간과 치열함이 없이는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았을 작업이다. 시간은 생명 에너지의 순환을 가능하게 만드는 전제조건임을 알기에 작가는 시간의 흔적을 까탈스럽게 말을 듣지 않는 나무표면에 새겨 넣는다. 산을 닮기도 하고 유기체의 표면을 닮기도 한 차종례의 뿔 시리즈는 처음부터 자연을 닮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작가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오랜 시간이 있었기에 자연스런 결과이다. 처음에는 구상적인 부조 조각 시리즈에 천착하다가 점차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의 작품에 천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자연의 한 부분이다. 자연과 함께한 시간. 그 소중하고 오랜 시간이 차종례의 작품 속에서 뿔이라는 물리적 형상과 함께 재현된다.
또한 작가는 이질적인 요소를 하나의 공간 속에 펼쳐내며 에너지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 지극히 자연스런 나무 무늬와 강가 모래를 연상시키는 질감의 인공적인 표면, 평면의 수동성과 원뿔의 공격성이 하나의 뿌리를 두고 서로 다른 얼굴을 내밀고 있다. 특히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나무를 파고 드는 음각 기법은 오랜 시간 땅 속에 묻혀 있던 화석의 빈 자리를 바라보는 것처럼 보는 정지된 시간의 신비감을 내뿜는다.
나무는 곧 산이 되고 산은 곧 자연이 되며 에너지가 된다. 그리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 새로운 에너지를 머금은 나무로 태어난다. 이러한 윤회적 순환 과정을 지배하고 있는 차종례의 조각적 감수성이 하나의 예술품과 하나의 에너지 덩어리로서의 나무의 정체성을 일깨운다. 뿔이라는 형식을 도입해 수동적이고 정적인 나무의 표면에 긴장감과 역동성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예술은 필연적으로 어떤 형식을 통해서 구현되며, 형식은 언제나 새로운 해석에 열려 있음을 차종례의 작품을 통해 확인한다.
이대형
큐레이터, 갤러리 아트사이드